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표지가 실효된 이후에도 장애인사용자동차표지를 승용차에 비치한 채 아파트 주차장 중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 아닌 장소에 승용차를 주차한 행위가 공문서부정행사죄를 구성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대법원 2022. 9. 29. 선고 중요판결]
- 1 - 대 법 원 제 3 부 판 결 사 건 2021도14514 공문서부정행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석현 원 심 판 결 창원지방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노765 판결 판 결 선 고 2022. 9. 29.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 요지 피고인은 2020. 5. 20. 23:15경 이 사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승용차를 주차하면서 사실은 위 승용차는 장애인사용자동차가 아닌데도 공문서인 부산광역시 ○○구청장 명 의의 ‘장애인사용자동차표지(보호자용)’를 위 승용차의 전면에 비치하였다. 이로써 피고 - 2 - 인은 공문서를 부정행사하였다. 2. 원심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 하였다. 즉 장애인사용자동차표지는 장애인이 사용하는 자동차를 지원하는 데에 편리 하도록 장애인이 사용하는 자동차임을 알아볼 수 있게 하는 표지이고, 장애인전용주차 구역 주차는 장애인사용자동차표지의 용도 중 하나에 불과하다. 따라서 피고인이 장애 인전용주차구역에 승용차를 주차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사용권한이 없는 장애인사용 자동차표지를 승용차에 비치하여 마치 장애인이 사용하는 자동차인 것처럼 외부적으로 표시하였으므로 장애인사용자동차표지를 부정행사한 경우에 해당한다. 3. 대법원 판단 원심의 판단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형법 제203조의 공문서부정행사죄는 공문서의 사용에 대한 공공의 신용을 보호 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추상적 위험범이다. 형법 제230조는 본죄의 구성요건으로 단 지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문서 또는 도화를 부정행사한 자’라고만 규정하고 있어, 자 칫 처벌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염려가 있으므로 본죄에 관한 범행의 주체, 객체 및 태양을 되도록 엄격하게 해석하여 처벌범위를 합리적인 범위 내로 제한하여야 한다(대 법원 2001. 4. 19. 선고 2000도198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사용권한자와 용도가 특정 되어 있는 공문서를 사용권한 없는 자가 사용한 경우에도 그 공문서 본래의 용도에 따 른 사용이 아닌 경우에는 공문서부정행사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3. 2. 26. 선고 2002도4935 판결 등 참조). 나. 장애인복지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고, 보호가 필요 - 3 - 한 장애인을 보호하여 장애인의 복지를 향상시킬 책임을 지고(제9조 제1항), 국가와 지 방자치단체, 그 밖의 공공단체는 장애인이 이동수단인 자동차 등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하여 조세감면 등 필요한 지원정책을 강구 하여야 하며(제39조 제1항),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장애인이 이용하는 자동차 등을 지 원하는 데에 편리하도록 장애인이 사용하는 자동차 등임을 알아 볼 수 있는 표지(이하 ’장애인사용자동차표지‘라 한다)를 발급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2항)’고 규정한다. 장애인 복지법 시행규칙은 장애인사용자동차표지의 발급대상으로 ‘장애인복지법 제32조에 따 라 등록한 장애인 또는 그 장애인과 주민등록표상의 주소를 같이 하면서 함께 거주하 는 장애인의 배우자, 직계존ㆍ비속, 직계비속의 배우자, 형제ㆍ자매, 형제ㆍ자매의 배우 자 및 자녀의 명의로 등록하여 장애인이 사용하는 자동차’를 규정한다(제26조 제2호 가, 나목).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등편의법’이 라 한다)은 ‘국가보훈처장과 특별자치시장ㆍ특별자치도지사,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보 행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 신청하는 경우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할 수 있음을 표시 하는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표지를 발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제17조 제2항). 장 애인등편의법 시행령은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표지의 발급대상으로 ‘장애인복지법 제32조에 따라 등록한 장애인으로서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는 보행상 장애가 있는 사 람의 명의로 등록하여 사용하는 자동차 한 대’로 규정한다(제7조의3 제1항 제1호 가 목). 이러한 장애인복지법과 장애인등편의법의 규정과 관련 법리에 따르면, 장애인사용자 동차표지는 장애인이 이용하는 자동차에 대한 조세감면 등 필요한 지원의 편의를 위하 - 4 - 여 장애인이 사용하는 자동차를 대상으로 발급되는 것이고,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 표지가 있는 장애인사용자동차표지는 보행상 장애가 있는 사람이 이용하는 자동차에 대한 지원의 편의를 위하여 발급되는 것이다. 따라서 장애인사용자동차표지를 사용할 권한이 없는 사람이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하는 등 장애인 사용 자동차에 대한 지 원을 받을 것으로 합리적으로 기대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단순히 이를 자동차에 비치하 였더라도 장애인사용자동차표지를 본래의 용도에 따라 사용했다고 볼 수 없어 공문서 부정행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다.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피고인은 실효된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표지 가 있는 장애인사용자동차표지’를 승용차에 비치한 채 이 사건 아파트의 주차장 중 장 애인전용주차구역이 아닌 장소에 승용차를 주차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피고인이 장애인사용자동차에 대한 지원을 받을 것으로 합리적으로 기대되는 상황에서 장애인사 용자동차표지를 승용차에 비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 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라. 이러한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장애인사용자동차표지 를 본래의 용도에 따라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공문서부정행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공문서부정행사죄에 서 ‘부정행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 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 로 하여, 관여 대법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5 - 재판장 대법관 안철상 _________________________ 대법관 노정희 _________________________ 주 심 대법관 이흥구 ____________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