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재산에 관한 파산절차에서 퇴직연금채권이 파산재단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대법원 2024. 1. 4. 선고 중요 판결]
- 1 - 대 법 원 제 2 부 판 결 사 건 2022다285097 퇴직연금 원고, 피상고인 채무자 망 ○○○의 상속재산 파산관재인 변호사 △△△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신한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송보경 원 심 판 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9. 27. 선고 2021나65806 판결 판 결 선 고 2024. 1. 4.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소액사건에서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령의 해석에 관한 대법원 판례가 아직 없 는 상황에서 같은 법령의 해석이 쟁점으로 되어 있는 다수의 소액사건들이 하급심에 계속되어 있을 뿐 아니라 재판부에 따라 엇갈리는 판단을 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경우, 소액사건이라는 이유로 대법원이 법령의 해석에 관하여 판단을 하지 않은 채 사 - 2 - 건을 종결하고 만다면 국민생활의 법적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 이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액사건에 관하여 상고이유로 할 수 있는 ‘대법원의 판례에 상 반되는 판단을 한 때’의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법령해석의 통일이라는 대 법원의 본질적 기능을 수행하는 차원에서 실체법 해석적용의 잘못에 관하여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21. 1. 14. 선고 2020다207444 판결 등 참조). 2. 파산재단의 범위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은 ‘상속재산 으로 상속채권자 및 유증을 받은 자에 대한 채무를 완제할 수 없는 때에는 법원은 신 청에 의하여 결정으로 파산을 선고한다.’고 규정하여(제307조), 개인인 채무자에 대한 파산절차와 별도로 상속재산 자체에 대한 파산절차를 두었다. 상속재산파산절차는 상 속재산 자체에 파산능력을 인정하여 채무초과상태의 상속재산을 엄격한 절차에서 공평 하게 청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절차로서, 이에 대하여 ’상속재산에 대하여 파산선고 가 있는 때에는 이에 속하는 모든 재산을 파산재단으로 한다.‘라고 정함으로써(제389조 제1항), 채무자가 개인인 경우와 달리 파산재단의 범위에 관한 별도의 독립된 규정을 두었다. 이와 같이 상속재산 자체를 채무자로 보는 상속재산파산절차의 성질ㆍ목적ㆍ 취지 등을 종합하면, 채무자가 개인인 경우에 적용되는 채무자회생법의 규정들이 상속 재산파산절차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압류할 수 없는 재산은 파산재 단에 속하지 아니한다.‘라고 정한 채무자회생법 제383조 제1항 역시 상속재산파산절차 에는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2) 그러나 상속재산파산절차에서도 피상속인 및 그 가족의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 - 3 - 려는 사회적ㆍ정책적 요청에 근거한 압류금지재산의 경우에는 그 취지가 참작되어야 한다. 즉, 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서만 압류를 금지하는 민사집행법 제 246조 제1항 제4ㆍ5호에서 정한 퇴직금채권ㆍ퇴직연금채권과 비교하여「근로자퇴직급 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 제7조는 ‘퇴직연금제도(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제도 포함)의 급여를 받을 권리는 양도 또는 압류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다.’고 규 정하여 퇴직연금수급권 전액에 관하여 압류가 금지되는바(대법원 2014. 1. 23. 선고 2013다71180 판결 참조), 이는 퇴직급여제도의 설정ㆍ운영을 통해 마련된 경제적 수입 이 근로자 본인은 물론 그 가족의 안정적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기초가 되도록 하려는 사회적ㆍ정책적 고려 등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퇴직급여법의 목적과 취지, 입법을 통 하여 퇴직급여법상 퇴직급여채권에 대해서는 민사집행법상 일반적인 압류금지채권에 비해 압류금지의 범위를 확대시킨 점 등을 종합하면, 퇴직급여법상 피상속인의 퇴직급 여채권은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을 채무자로 하는 상속재산파산절차에서 일반적인 압류 금지재산과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파산재단에 속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한다. 나. 원심 판단 1) 망인의 상속재산파산절차에서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된 원고는 망인이 가입한 확정 급여형 퇴직연금을 운용ㆍ관리하는 퇴직연금사업자인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퇴직연금 채권이 파산재단에 포함된다고 주장하면서 지급을 구하였다. 2) 원심은, 원칙적으로 이 사건 퇴직연금채권이 상속재산파산절차의 파산재단에 포 함되지만, 예외적으로 망인이 부양해야 할 가족의 최소한의 생계유지를 위해 필요한 재산인 경우에는 파산재단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본 다음, 원고가 생계유지를 위해 필 요한 재산이라는 점에 관한 증명을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파산재단에 포함된다고 판 - 4 - 단하였다. 다. 대법원 판단 1)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퇴직연금채권은 퇴직급여 법에서 근로자 본인뿐만 아니라 그 가족의 생계유지 등을 두텁게 보호하려는 사회적ㆍ 정책적 목적 등에 따라 전액에 대하여 압류를 금지한 것이어서 다른 압류금지재산보다 압류금지 범위가 확대된 재산이므로, 이를 파산재단에서 제외하는 것이 현저히 불합리 하거나 부당한 결과를 발생시킨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속재산파산절차 에서의 파산재단에 속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이 사건 퇴직연금채권이 파산재단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상속재산파산절차에서의 파산재단 의 범위, 압류금지재산, 증명책임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 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 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권영준 대법관 이동원 - 5 - 주 심 대법관 천대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