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기업의 안전보건교육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HR담당자들이 "법정교육만 형식적으로 이수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그럴까요?
산업안전보건법은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법적 책임은 물론 실제 산업재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기업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안전보건교육의 법적 요건과 실무적 운영방안, 그리고 교육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법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필수 교육의무, 무엇이 있나요?
산업안전보건법은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사업주에게 여러 종류의 교육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크게 정기교육, 채용 시 교육, 작업내용 변경 시 교육, 특별교육 등으로 구분됩니다.
정기 안전보건교육
모든 사업장은 근로자에게 정기적으로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사무직 근로자는 매분기 3시간 이상, 그 외 근로자는 매분기 6시간 이상의 교육이 필요합니다. 이는 단순히 시간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6조에 따라 교육대상별 교육내용에 적합한 교재를 사용해야 합니다.
신규채용 및 작업변경 시 교육
새로운 근로자를 채용하거나 작업내용을 변경할 때도 교육이 필수입니다. 특히 시용기간 중인 근로자의 경우, 적절한 교육 없이 업무 미숙을 이유로 해고하는 것은 부당해고로 판정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노동위원회는 시용기간 중 반복적 실수에 대해 단순 교육이나 주의로 개선 가능성을 타진하지 않고 해고한 경우, 그 정당성을 엄격히 심사하고 있습니다.
경영책임자 안전보건교육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경영책임자에 대한 안전보건교육도 의무화되었습니다. 경영책임자는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확보,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에 대한 업무수행 평가 등의 내용을 포함한 교육을 이수해야 합니다. 이는 형식적 이수가 아닌, 실질적인 안전보건경영 실현을 위한 핵심 과정입니다.
교육 실시 시 반드시 지켜야 할 법적 요건
안전보건교육은 단순히 시간만 채우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법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교육을 실시했다고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적합한 교재 사용 의무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6조 제1항은 사업주가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할 때 별표 5에 따른 안전보건교육의 교육대상별 교육내용에 적합한 교재를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입니다.
교육 실시 확인서 발급
안전보건교육기관에 위탁하여 교육을 실시한 경우, 해당 기관은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교육 실시확인서를 발급해야 합니다. 이는 추후 감독이나 산재 발생 시 교육 이행 여부를 입증하는 중요한 증빙자료가 됩니다.
MSDS 교육의 범위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에서는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교육이 필수입니다. 다만 행정해석에 따르면, 유해성·위험성이 "해당없음"으로 분류된 물질의 경우 MSDS 교육 실시 여부에 대해서는 사업장의 실정에 맞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전을 위해서는 가급적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교육시간, 근로시간으로 인정되나요?
많은 기업에서 안전보건교육 시간에 대한 임금 지급 문제로 고민합니다. 원칙적으로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실시하는 법정 안전보건교육 시간은 근로시간으로 인정되며,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다만 행정해석에 따르면, 교육시간에 대한 별도의 임금기준을 정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는 근로기준법상 최저임금 등 강행규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며, 노사 간 합의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실무적으로는 정규 근무시간 내에 교육을 편성하고, 교육시간을 통상의 근로시간과 동일하게 처우하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교육을 근무시간 외에 실시할 경우 연장근로수당 지급 의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단체협약상 교육참가 보장, 어디까지인가요?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의 경우, 단체협약에서 조합원의 각종 교육 참가를 보장하는 조항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교육'에는 어떤 것들이 포함될까요?
노동위원회 판정례에 따르면, 단체협약에서 규정하는 '각종 회의·교육·행사'의 범위는 그 문언과 취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석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직무능력 향상이나 조합원의 권익 보호를 위한 교육은 포함되지만, 상급단체가 주관하는 투쟁결의대회와 같은 정치적 성격의 집회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됩니다.
따라서 HR담당자는 단체협약상 교육 관련 조항을 면밀히 검토하고, 그 범위와 한계를 명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유급교육휴가 조항이 있는 경우, 어떤 교육이 해당되는지 노사 간 사전 합의를 명확히 해두는 것이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시용기간 중 교육과 평가, 신중하게 접근하세요
신규 채용 후 시용기간을 두는 기업이 많습니다. 이 기간 동안 근로자의 적격성을 판단하는 것은 사업주의 정당한 권리이지만, 적절한 교육 없이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노동위원회는 시용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 사건에서, 근무 중 잦은 통화, 교육 거부, 불미스러운 행동 등의 구체적 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평가자 선정이 공정하지 않은 경우 본채용 거부를 부당하다고 판정한 바 있습니다.
반면, 시용기간 중 반복적으로 유사한 실수를 저지른 근로자에 대해 사용자가 교육이나 주의를 했음에도 개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여 해고한 경우에는 정당성이 인정되었습니다.
이는 시용기간 중 평가의 핵심이 '교육 기회 제공'과 '개선 가능성 타진'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단순히 업무 미숙을 이유로 해고하기보다는, 충분한 교육과 피드백을 제공하고 그 과정을 문서로 기록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근로자 교육지원, 복지 차원에서도 고려하세요
안전보건교육 외에도 기업은 근로자의 역량 개발을 위한 다양한 교육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근로복지기본법 제20조는 국가가 근로자 및 그 자녀의 교육기회를 확대하기 위하여 장학금 지급 또는 학자금 융자 등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기업 차원에서도 직무교육, 어학교육, 자격증 취득 지원 등 다양한 교육 복지제도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이는 근로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이직률을 낮추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특히 산업현장 일학습병행 지원에 관한 법률은 기업현장교사 육성을 위한 교육 및 능력개발을 규정하고 있어, 현장 중심의 체계적인 인재 양성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참고할 수 있습니다.
효율적인 교육관리, 시스템으로 해결하세요
안전보건교육을 비롯한 각종 법정교육은 단순히 실시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교육 이력 관리, 교육 실시 확인서 보관, 미이수자 관리, 교육 계획 수립 등 행정적 업무가 상당합니다. 특히 근로자 수가 많거나 여러 사업장을 운영하는 기업의 경우, 수기나 엑셀로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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